여적 (165) 썸네일형 리스트형 영토없는 나라 '몰타기사단', 교황과 싸우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는 면적 0.44㎢(13만3000평)에, 1000명도 안되는 시민이 살고 있는 바티칸시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바티칸시국은 양반이다. 아예 ‘영토없는 국가’가 있다. 이름도 생소한 ‘몰타 기사단(Knights of Malta)’이다. 국가의 3요소인 영토·주권·국민 중 영토가 없는데도 국가일까. 그러나 세계 106개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고, 헌법과 여권, 화폐, 우표는 물론 차량번호판까지 있다. 게다가 유엔의 항구적인 옵저버로 인정받고 있다. 로마의 한 건물을 ‘영토’로 하는 ‘사실상의 주권국’인 셈이다. 물론 기사단장은 로마 교황청이 임명하는 당연직 추기경이 맡고 있다. 몰타 기사단은 예루살렘 성지의 순례자들을 위한 진료소에서 시작됐다. 로마 시내에 붙은 교황비방 벽보. .. 제퍼슨-존슨…. 200년 정교분리의 전통 허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늘 성경이 등장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링컨 대통령의 성경과 트럼프 어머니가 준 성경 등 두 권의 성경을 올려놓고 헌법에 규정된 취임선서를 했다. 그런 뒤 뒤 “주여, 날 도와주소서!(so help me God)”라는 기도문으로 끝냈다. 역시 ‘기독교의 나라답다’고 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취임선서 때 성경을 올려놓으라는 법도, 기도문을 외우라는 법도 없다. 1954년 텍사스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비영리단체의 정치관여를 막는 수정헌법을 발의한 린든 존슨. 당시 자신을 공산주의자로 몰아붙이는 상대후보 진영을 돕는 후원단체를 겨냥했다는 후문이다. 취임선서문에는 “미국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할 것을…맹세한다”는 내용 뿐이다.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이후 굳어진 관행일 뿐이다. 사실.. 한국인의 게놈과 ‘멜팅포트’ 한국의 건국신화는 천손신화와 난생신화로 나눌 수 있다. 백성 3000명을 이끌고 태백산으로 내려온 고조선 단군의 아버지 환웅과, 오룡거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온 북부여왕 해모수는 대표적인 천손신화의 주인공들이다. 반면 고구려의 주몽, 신라의 박혁거세, 가락국의 김수로왕 등 6가야 임금은 모두 알(卵)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허투루 넘길 수 없는 대목이 있다. 천손신화와 난생신화의 교묘한 융합이다. 강원도 춘천시 신북면 천전리에 있는 고인돌. 남방계 문화를 대표하는 청동기 시대의 산물이다. 주몽은 천손신화의 주인공인 해모수와 정을 통한 어머니(유화부인)이 낳은 알에서 태어났다. 하늘의 빛이 자꾸만 유화부인에게 비치면서 주몽(알)을 임신했다. 또 박혁거세가 태어난 알의 옆에서 기다리던 천마는 사람들이 다가오자 .. '2점 접바둑'이 알파고와 인간의 실력차 지난해 말 홀연히 나타나 세계바둑계를 평정하고 있는 바둑고수가 둘 있다. 둘은 ‘마스터’와 ‘매지스터’의 아이디를 쓰고 온라인 공간에서 60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새해들어 인터넷 바둑 사이트인 ‘한큐바둑’이 주최한 온라인 대국에서도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한(박정환 9단·2집반패), 중(커제 9단·불계패), 일(이야마 유타 9단·불계패) 등 3국의 1인자가 ‘마스터’에게 연패했다. 알파고의 바둑대결을 커버스토리로 다룬 과학전문지 지. 세계대회 우승경력을 지닌 다른 17명도 일패도지했다. 바둑계는 ‘마스터’와 ‘매지스터’가 동일인이며, 그의 정체는 알파고일 것으로 믿고 있다.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을 놀리듯 압도한 지 불과 10개월 지났을 뿐인데 이제는 넘사벽이 되었다. 지난 2일 ‘추정’ 알파고에게 .. 박근혜의 문화융성, 전두환의 정의사회 구현 정의(正義)란 무엇인가. 학자마다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철학자 존 롤즈는 ‘자유롭고 평등한 것’이라 요약한다. 공자와 맹자는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올바른 도리’라 했다. 그런데 인간의 지고지순한 가치인 ‘정의’가 무색해진 때가 있었다. 1980년대 한국사회이다. 총칼로 정권을 탈취한 전두환 당시 국보위상임위원장은 1980년 8월11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12 12사태를 일으켰고, 광주 민주화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한 전두환 세력이 내건 슬로건이 바로 '정의사회 구현'이었다. 그러나 정권내내 친인척 축근비리에 1080년대 한국사회는 전형적인 '불의사회'가 되었다. “정당한 노력에 정당한 대가가 치러지는 그런 사회…정직하고 근면한 사람이 존경받고 대우받는 사회를 이룩하고자 합니다.…정의가 불의에 쫓기.. '쇼윈도 부부' 원앙의 수난시대 [여적]‘쇼윈도 부부’ 원앙의 수난 원앙계(鴛鴦契)라는 말이 있다. 송나라 강왕 때(재위 기원전 329~286)까지 유래가 올라간다. 설화집인 에 따르면 강왕의 시종 중에 한빙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런데 한빙의 부인인 하씨는 절세미인이었다. 강왕은 하씨 부인에게 눈독을 들여 결국 강제로 빼앗았다. 그러나 한빙과 하씨 부인은 서로를 잊지 못했다. 한방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아내 하씨도 “제발 남편과 합장시켜달라”는 유언을 남긴채 자결했다. 하지만 질투심이 발동한 강왕은 훗날 두 남녀를 합장시키지 않았다. 마주 보는 곳에 무덤을 만들었다. ‘너희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하룻밤 사이 두 무덤에서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자라더니 급기야 뿌리와 가지가 엉켜붙었다. 또 원앙 한 쌍이 나무 .. "돌수저라도 물어라" 흙수저 부모의 외침 신분사회를 상징하는 ‘수저론’은 서양의 산물이다. 영어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born with a silver spoon in his mouth)’에서 유래했다. 1700년 이전까지 사람들은 개인 수저를 들고 다니며 밥을 먹었다. 은수저는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멤버십의 표현 쯤으로 치부됐다. 훗날 상류계층임을 인증하는 여권과 운전면허, 신용카드의 구실까지 했다. 록밴드 CCR이 발표한 1969년 작 '‘Fortunate Son’. '행운아' 혹은 '신의 아들' 쯤으로 번역된다. 가사 중 '은수저'가 나오는데 특권층의 자녀를 가리킨다. 1969년 미국의 록밴드 CCR이 발표한 ‘Fortunate Son’의 가사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금수저 흙수저’를 연상시킨다. ‘어떤 이는 날 때부터 은수저를 들고 .. '아름다운 강산'을 부를 자격 신중현씨의 ‘아름다운 강산’을 건전가요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암울했던 유신체제의 와중에 ‘하늘은 파랗게…손잡고 나가자…새 희망을…’ 운운하는 희망가를 불렀으니 그렇게 생각할만도 하다. 하지만 이 곡이 1975년 신씨의 또다른 대표곡인 ‘미인’ 등과 함께 금지곡으로 낙인찍힌 사실을 아는 이는 적다. 대체 무슨 곡절인가. 신중현씨는 토속적인 한국록을 만들자는 뜻에서 그룹이름을 '신중현과 엽전들'이라 했다. 1970년대 초 연예인협회 그룹사운드 분과장이던 신중현씨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박정희 대통령) 각하를 위한 노래를 한번 만들어 달라”는 청와대의 전화였다. 그러나 오로지 ‘한국적인 록’만 정신을 쏟았던 신중현에게는 뜬금없는 요구였다. 단번에 거절했다. “생리에 맞지 않는 곡입니다. 제가 할.. 이전 1 ··· 5 6 7 8 9 10 11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