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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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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7대명품군함으로 뽑힌 불멸의 거북선 사서에 거북선이 등장한 것은 조선 초였다. 1413년 태종이 “임진도에서 거북선과 왜선의 전투를 구경했다”()는 기록이 그것이다. 당시에도 거북선의 위력은 대단했다. 좌대언 탁신은 태종에게 “적선이 거북선과 충돌하면 견뎌내지 못한다”면서 “거북선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무적의 도구로 삼아야 한다”고 아뢴다. 그러나 새롭게 개조·창안한 거북선으로 조선을 구한 이는 이순신 장군이었다. 이 장군이 4곳의 해전에서 연전연승을 거두고 올린 장계에 거북선의 위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왜적의 침입을 예측하고 거북선을 만들었는데…용머리 입에서 총통을 쏘고, 등에 송곳과 칼을 꽂았습니다. 밖에선 안을 볼 수 없으니 적선 수백척을 향해 쉽게 돌진해서 포를 쏠 수 있습니다.” 거북선의 모양은 1795년(정조 19) 편찬된 ..
다이아몬드 별에 살겠습니까. 1981년 미국 국립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팀은 다이아몬드에 열광하는 인류의 이목을 사로잡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천왕성과 해왕성이 다이아몬드 별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었다. 다른 행성에 비해 메탄이 월등한 두 별의 내부에서 높은 온도와 강력한 압력이 메탄을 수소와 탄소로 분해시킨다는 것. 그 중 탄소가 다이아몬드 결정으로 압축된다는 이론이었다. 덕분에 두 행성의 내부에 수 천㎞에 이르는 다이아몬드띠가 형성돼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두 별의 표면이 ‘액체 다이아몬드’로 덮여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발표했다. 메탄이 풍부한 두 행성의 환경이 고체 다이아몬드가 액체로 녹는 순간의 온도·압력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천왕성·해왕성이 ‘다이아몬드 바다’로 뒤덮였다니 얼마..
카이저 베켄바워 몰락하나 흔히 ‘축구황제’의 수식어가 펠레에게만 붙는 줄 알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71)의 별명도 ‘카이저(Der Kaiser·황제)’다. 선수 시절의 화려함만 따진다면 펠레(브라질)나 마라도나(아르헨티나), 크루이프(네덜란드) 등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곧잘 ‘헛다리 예측’으로 비웃음을 사는 펠레나 마약 복용 등으로 망가진 마라도나에 견줄 수 없다. 선수(주장)와 감독으로 월드컵을 제패했고, 클럽(바이에른 뮌헨)에서 유러피언컵 3연패를 이룬 유일한 축구인이다. 2006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 바이에른 뮌헨 회장 등 축구행정가로도 이름을 떨쳤다. ‘레전드 업계’에도 급이 있다면 베켄바워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야 할 것이다. ‘리베로(자유인) 시스템’을 완성시킨 전술혁명가로도 유명하..
이메일 @의 탄생 흔히 골뱅이로 통하는 @기호가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견해가 분분하다. 우선 상인들의 거래에서 흔히 쓰는 ‘each at~’을 ‘e 안의 a’로 표시한 상업부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예컨대 ‘1달러짜리 사과 12개’임을 뜻하는 ‘12 apples @ $1’의 가격은 12달러지만, ‘1달러에 사과 12개’를 가리키는 ‘12 apples at $1’의 가격은 1달러이다. 14세기 성경 필사본에 표현된 @. 아멘의 a표시로 썼다. 상인들이 이렇게 헷갈리는 계산을 피하려고 @부호를 써서 구별했다는 것이다. 중세 성직자들이 라틴어 ad(at, toward, by, about)의 축약어로 @부호를 썼다는 주장도 있다. 즉 중세 성직자들은 수 천 쪽에 달하는 성경을 값비싼 파피루스나 가죽에 필사했다. 그 과정..
KKK단과 '제복효과' 1979년 미국의 심리학자인 R D 존슨과 L L 다우닝이 재미있는 실험을 한다. 여학생 60명에게 한번은 간호사 제복을, 한번은 백인우월단체인 KKK 복장(사진)을 입혔다. 그런 다음 문제를 냈다. 상대방이 틀린 답을 말하면 여학생들이 6단계의 버튼 중 하나를 골라 전기쇼크를 가하도록 했다.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간호사복을 입었을 때는 비교적 약한 충격의 버튼을 눌렀던 여학생들이 KKK 복장을 입자 강한 쇼크의 버튼을 힘껏 누르는 성향을 보인 것이다. 옷에 따라 천사가 될 수 있고, 악마도 될 수 있는 이 현상을 ‘제복효과’라 한다. 가만 생각하면 다른 데서 찾을 필요도 없다. 사회에서는 더할 수 없는 신사들에게 예비군복을 입혀놓으면 공중도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비매너남’으로 표변하기 일쑤가 아..
'필리오케'와 교회의 1000년 분열 1054년 7월16일 교황 레오 9세가 파견한 사절단이 콘스탄티노플의 하기아 대성당에 들이닥쳤다. 사절단을 이끈 훔베르토 추기경은 케로라리우스 총대주교좌가 보는 앞에서 중앙 제단 위에 파문교서를 올려놓고는 외쳤다. “하느님께서 심판하실지어다(Videt Deus et judicet).” 파문 당한 케로라리우스 역시 “이단자여, 주님의 포도밭의 파괴자”라고 받아쳐 교황사절단을 맞파문했다. 로마가톨릭 교회와 동방정교회의 대분열이 시작된 것이다. 사실 동서 교회의 분열은 395년 로마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을 기반으로 한 동로마와 로마를 축으로 한 서로마로 갈라지면서 잉태됐다. 교황 다마수스 1세(366~384)는 라틴어를 공식언어로 지정해버렸다. 그러나 동방교회는 서방의 압박에도 희랍어를 고수했다. 동서방 교회간 ..
모기박멸? 패배가 뻔한 싸움이다 다산 정약용도 모기 때문에 어지간히 괴로웠나보다. ‘얄미운 모기(憎蚊)’이라는 시까지 남겼다. 다산은 “호랑이와 뱀이 다가와도 코를 골 수 있지만 모기 한마리가 왱 하면 기가 질려 간담이 서늘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리를 박아 피를 빨면 족하지(揷자전血斯足矣) 어찌하여 뼈속까지 독기를 불어넣느냐(吹毒次骨又胡然)”고 책망했다. 조선 후기 문신인 윤기(1741~1826) 역시 ‘모기에 시달리며(苦蚊)’라는 시에서 “하느님이 어찌 너를 살려두겠느냐(天帝胡寧忍汝生)”고 저주를 퍼부었다. 모기가 얼마나 귀찮고 무서운 존재였으면 ‘견문발검(見蚊拔劍)’이란 고사성어까지 생겼겠는가. 모기는 사람의 피부를 찌르면서 혈액의 응고를 막으려고 히루딘이란 타액을 주입한다. 이 타액 성분 때문에 가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이..
영화속 100대 명대사 1위는? “솔직히 당신, 내 알 바 아니오.(Frankly my dear, I don’t give a damn)”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사진)의 엔딩이다. 레트(클락 게이블)가 스칼렛(비비안 리)에게 증오와 경멸을 담아 쏘아붙인다. 마지막까지 레트의 사랑을 지키고 싶었던 스칼렛도 의연함을 되찾고 홀로 다짐한다. “그래,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거야.(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 2014년 이 영화의 또다른 결말을 담은 시나리오가 발견돼 경매시장에 나왔다. 레트의 이별통보에 스칼렛이 “레트! 돌아올거지! 돌아올거지!”하며 매달리는 대본이다. 1957년 역사적인 개봉을 알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영화 광고. 상영시간이 4시간에 달한다는 내용과, 30여개국에 번역되어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