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은 “군자의 학문은 수신(修身)이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목민(牧民)”이라 했다.
덧붙여 “다른 벼슬이라면 몰라도 목민관만은 자청할 수 없는 자리”(<목민심서> ‘부임’)라 했다. 임금을 대신해 백성을 다스리는 목민의 책무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설파한 것이다. “도백(道伯·도지사)의 몸은 화살이 집중하는 과녁과 같은 존재”라는 표현도 있다. 어디 호소할 곳도 없는 백성들이 오로지 목민관만 바라보며 산다는 것이다.
1491년 성종은 부임지로 떠나는 목민관들에게 “제발 욕심없이 백성을 다스리라”고 신신당부했다.
“조정에 있을 때는 백성 사랑의 뜻을 품고 있다가 막상 지방에 부임하면 욕심이 생겨 공무를 망칠 수 있다”고 걱정한 것이다.
성종은 ‘백성을 구휼하는 것’을 목민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후한 시대(기원후 25~220년)에 한 고을의 수령으로 부임한 노공이 덕(德)과 인(仁)으로 다스리자 천재지변이 뚝 그쳤다는 고사를 인용했다.
중종은 “방백(도지사)과 수령이 어질면 백성에게 근심이 없고, 어질지 못하면 백성이 괴롭게 된다”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수령이 백성을 불쌍히 여기지 않고 되레 사사로운 분노로 함부로 죽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개탄했다(1529년).
부임지에서 목민관의 태도는 어떠해야 했을까. 다산은 “틈나는 대로 정신을 집중하고 생각을 가다듬어 백성을 편안하게 다스릴 방책을 연구해서 지성으로 선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말을 줄이고 성내지 말며, 너그러워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가롭게 놀이를 즐기는 것은 백성들이 기뻐하는 바가 아니니, 늘 몸가짐을 단정히 하라”고 주문했다. 백성들과 즐기는 것은 선정을 베풀었을 때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도 했다(<목민심서> ‘칙궁’).
‘성완종 리스트’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공무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오는 9월 시·군 공직자골프대회를 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메르스 국면에서 국민정서를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따른 주민소환 움직임을 두고는 ‘주민소환은 좌파들의 전유물이 아니냐’라고 했다. 독불장군에게는 오래된 가르침도 소용없는 것 같다.
경향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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