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7월 27일 6살 꼬마 애덤 월시(사진)는 엄마를 따라 미국 플로리다 주 헐리우드의 시어스 백화점을 찾았다.
꼬마는 엄마가 계산하는 사이 비디오 게임방에서 놀고 있었다. 마침 비디오게임방에서 다툼이 벌어졌고 보안요원은 그 안에 있던 아이들을 모두 내보냈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엉겁결에 게임방을 나온 애덤이 실종되기까지는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창졸 간에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가 애타게 찾았지만 소용 없었다.
사건발생 14일 후인 8월10일 백화점에서 190㎞나 떨어진 수로에서 심하게 훼손된 꼬마의 시신이 발견됐다.
유력한 용의자는 오티스 툴이라는 인물이었다. 그의 캐딜락 승용차에서 피묻은 카펫 등을 발견했다. 그러나 경찰은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다.
카펫은 물론 승용차까지 잃어버린 것이다. 1980년대 초만 해도 DNA 검사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기에 경찰이 간과한 것이다. 범행일체를 털어놓았던 툴은 자백을 번복했다.
툴은 다른 연쇄살인죄로 종신형을 받았지만 1996년 교도소에서 간경화로 사망할 때까지 애덤 사건으로는 처벌받지 않았다.
경찰의 무능 수사에 분개한 꼬마의 아버지 존 월시는 아동 보호 운동에 나섰다. 그가 한 일 가운데 하나는 실종아동보호와 범죄예방을 다루는 TV 프로그램(America’s Most Wanted)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이는 미국전역에서 조속한 미아찾기와 유괴범 체포를 제도화하라는 청원운동에 불을 붙였다. 그 결과, 놀이공원·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미아발생신고가 접수되면 즉각 안내방송과 경보를 발령하고 출입구를 봉쇄, 집중 수색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10분이 지나도 찾지 못하면 경찰에 신고하도록 했다.
이것이 바로 지난해 7월 국내에도 도입된 ‘코드 애덤(Code Adam)’이다. 국내의 쇼핑몰·박물관·미술관·터미널·운동장·체육관 등 연면적 1만㎡ 이상 다중시설물이 모두 해당된다. ‘코드 애덤’ 덕택에 도입 1년 만에 2000명에 가까운 실종자들을 다중시설 안팎에서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제 광교 신도시내의 쇼핑몰에서 3살 아이가 분수대 배수로에서 익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물론 해당 쇼핑몰조차 ‘코드 애덤’의 대상인지 몰랐다고 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애덤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알아들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경향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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